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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hobby

미스터선샤인 3,4회 후기

미스터선샤인 3,4회가 끝났다. 1,2회에 비해서 이제 점점 각각 인물들의 배경스토리도 나온다. 김태리가 이병헌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김태리와 유연석 그리고 변요한과의 러브라인도 이어질 조짐이다. 점점 기대감이 커져야 하는 3,4회 방영만에 시청자들이나 국민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현재는 청와대 청원까지 지금 올라온 상황이다. 내용을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일단 청와대 청원글 전문을 가져와봤다.

 

지금은 글로벌 경제 시대입니다. 외국에서 방영되는 티비 프로그램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우리나라의 미디어 또한 수십개국어로 번역되어 수출됩니다. 그 속에서 한 나라의 문화는 정체성이며 힘입니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는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가 녹아들어가 있는 아주 중요한 매체 중 하나입니다. 
그 속에서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일일연속극과 <식객>과 같은 요리 드라마 그 나라의 전통 요리 혹은 식습관을 알 수 있으며, 사극에서는 옛 한국의 복식과 풍습을, <미생>과 같은 드라마에서는 그 사회의 현실과 직장 생활 내에서 겪을 수 있는 문화를 알 수 있습니다. 
이번 7월 방영이 시작된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션사인>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김은숙 작가는 스타 등용문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집필하는 매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스타 작가입니다. 여기에 영화 제작을 능가하는 제작비가 투자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아주 가까운 역사인 ’일제강점기’가 배경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 다시보기가 제공됩니다. 이 드라마에 녹아드는 당시 한국의 문화가 얼마나 많은 대상에게 노출이 될 것이며 영향력이 얼마나 클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미스터션샤인>이 명백히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는 많았습니다. 가까운 드라마로 예를 들면 <경성 스캔들>은 분명 일제강점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등장인물은 철저한 허구임이 분명히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등장인물들이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에 태어난 조선 사람들의 정서를 왜곡하지 않고 알맞게 대변하고 있습니다. 말그대로 그 배경과 정서를 빌려 등장인물간 ’로맨스’를 특별한 서사로 풀어나가고 있으며 피해국과 가해국의 경계가 분명합니다. 역사는 ’사실’에 기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제강점기에서 피해자는 조선, 즉 대한민국입니다. 일제강점기에서 피해자는 그 나라에 살던 조선인, 즉 한국인입니다. 아직도 그 피해자들이 발을 붙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깊은 멍과도 같은 역사입니다. 
그것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친일과 일제강점기 전쟁 가해국 일본. 명확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에서 가해 입장에 있는 캐릭터에게 ’그럴 수밖에 없었다’식의 배경/사연이 삽입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그것이 결국에는 문제의식을 서서히 흐리고 종국에는 그 역사 자체의 무게를 가벼이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식민사관이고 문화 통치입니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션샤인>에서는 피해국과 가해국 입장이 묘하게 전복되어 있습니다. 극에서 연출된 악역들의 대부분이 조선인이며 자기 장인의 제자가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등장하고, 조선의 문화가 ’미개’하다는 연출이 계속해서 보입니다. 극을 끌고 나가는 주축, 주조연들이 여주인공 고애신을 제외하면 일본인들이며 그들 개개인에게 부여된 서사 역시 ’조선’이라는 나라를 피해국이 아닌 그것을 ’자초한 쪽’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문제가 된 서브 남자 주인공(이하 서브남주) ’구동매’의 캐릭터 설명에는 ’흑룡회’가 등장합니다. 극전개를 끌고 가는 주인공이 식민지화에 앞장서고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인 일본 조직에 속해있는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충분히 이런 친일파나 악역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등장인물이 그려지는 과정에 흑룡회에 ’들어갈 수박에 없었던 이유’를 들며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한 나라를 식민지화 하고 핍박했던 원인인 그 조직의 정체성을 흐리는 서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괜찮겠습니다만 <미스텨션샤인>은 그렇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확률이 큽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서사에는 서브남주가 여자주인공을 일편단심으로 사랑하는 역할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에도 그런 역할들이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브남주의 애틋함이 강조되고 그 상황 자체에 감정을 이입하는 시청자들로 ’서브남주병’이라는 신조어까지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그 서브 남주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정서적으로 애착을 가지게 되며 자연스레 그를 ’응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왜곡된 역사가 끼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제작진은 ’구동매’의 캐릭터 설정 일부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설정의 수정이 그 본질을 바꾸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남자 주인공 '구동매'는 여전히 조선이라는 나라와 그 나라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아 돌리고 일제강검기 시절 일본 세력에 발을 담근 인물로 등장할 것입니다. 이 드라마가 이런식으로 나이가 어린 시청자들에게 ’흑룡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고, 한국 밖의 시청자들에게는 또 얼마나 왜곡될 지 걱정됩니다. 
독립한지 불과 100년도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유공자들은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역사 의식은 현저히 부족하고, 그마저도 친일적 요소로 가득한 미디어에 노출되어 무엇이 문제인지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저런 왜곡들로 점철된 드라마가 전세계에 수출되고 자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받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작년 유공자분들과 유가족 분들을 불러 유공자들의 합당한 예우에 대해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분들에게 응당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듯, 역사를 왜곡하는 미디어에도 철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국민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의식 수준을 가지고 있어야, 유공자분들의 처우 또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고로 역사, 특히 역사가 접목된 문화 매체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늘 경각심을 가지고 경계심 또한 가져야 합니다. 식민사관 요소가 보일 만한 매체들에 대해 끊임없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제작되어서는 안 됩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그리고 역사와 관련된 정부 기관에서 <미스터션샤인>과 같은 역사왜곡 매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경고 조치를 해주십시오.

이렇게 청와대 청원글까지 올라온 상황에 내가 3,4회를 보면서 느낀 문제점이 몇가지가 있다. 캐릭터에 대한 것도 그렇고 드라마에 대한 배경의 문제점도 있다. 일단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제강점기때의 적은 일본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적으로 캐릭터화 된다는 점이다.

 

1. 남자주인공인 이병헌의 부모를 죽인 원수 → 조선인
2. 여자주인공인 김태리의 부모 죽인 원수 → 조선인
3. 여자주인공인 김태리의 부모 배신한 변절자 → 조선인
4. 일본인 보다 앞장서서 한국 팔아먹고 조선인 핍박 → 조선인
5. 서브 남주 부모 죽게 하고 일본으로 건너가게 한 장본인 → 조선인
이제 이완익 본격 등장으로 더욱 지독한 악행들을 저지를 예정

 

 

 문제가 되고 있는 캐릭터인 이완용을 모티브로 했다는 이완익은 이완익이 모티브가 된 것 같은 이완용은, 5만원에 조선을 일본에 바칠게 라고 얘기하는 처음부터 친일파는 아니었다. 심지어 이완용은 이 당시 나라를 팔아먹은 게 아니라 독립협회에서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중이었다.물론 1910년이 되면 앞장서서 나라 팔아먹지만, 그 전까지는 이완익이 같은 놈은 아니었다. 조선이 무능해서 조선인 스스로 일본에게 침략 종용했기 때문에 일제가 침략했다 = 침략 정당화 이 장면은 허구라고 인정하더라도, 조선의 일반 백성들이 일제의 침략을 바라고 있는것 처럼 묘사한 이 장면은 내가 보기에도 참 씁쓸했다.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어느정도 역사적 배경와 인물들이 모티브가 되는 장면에서 역사의 왜곡된 장면을 시청자들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일단 영화가 아닌 드라마이기 때문에, 연령층이 다양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지 않을까.

 

 또 다른 캐릭터의 문제는 유연석이 맡은 캐릭터 구동매이다. 구동매는 태어나보니 백정의 아들이었다. 백정은 사람이 아니었다. 백정의 딸과 아내는 보란 듯이 욕보여졌고 백정의 사내들은 칼을 들었으나 아무도 벨 수 없으니 날마다 치욕이었다. 마주치면 기겁했고 비껴가면 침을 뱉었다. 막무가내의 매질이 외려 덜 아팠다. 소나 돼지만도 못한 존재, 그게 동매였다. 일본으로 건너간 동매는 그곳에서 저처럼 칼을 다루는 낭인들을 따라 떠돌았다. 동매는 짐승을 잡는 짐승 같은 놈으로 제 앞을 막는 모든 것들을 찢어발기고 집어 삼켰다. 조선이고 일본이고 어차피 사람이 아니긴 마찬가지였으나, 적어도 이곳에서는 소, 돼지가 아닌 맹수였다. 모두가 동매를 두려워했다. 몇 해가 지나자 더는 일본 땅에서 동매를 대적할 자가 없었다. 저를 따르는 무리가 생겼고, 동매는 그들을 이끌고 일본을 떠났다.
조선으로 돌아온 이유는 딱 하나였다. 유일하게 자신을 응시해주던 한 여인의 눈동자. 그녀의 눈빛엔 경멸도 멸시도, 하물며 두려움조차 없었다. 하지만 드라마 안에서 나오는 구동매의 캐릭터의 잔인함 때문에, 캐릭터를 수정하기도 했다던데, 조선인들은 모두 조선인때문에 다시 복수심을 가지고 조선으로 온다. 이 상황 자체가 이 드라마에 혹평을 이어지게 하는 원인인 것 같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드라마 초반이므로,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분명 캐릭터를 저렇게 설정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캐릭터들이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더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대부분의 악역을 조선인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시청자로서 안타깝긴 하다. 이제 더 이상 조선인으로 악역이 나오지는 않기를 바라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5,6화를 기다려봐야겠다. 이런 혹평속에서도 김태리의 대사는 참 좋다. 나는 이 대사가 정말 좋았다. "신문에서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하더이다. 그럴지도. 개화한 이들이 즐긴다는 가배, 불란서 양장, 각국의 박래품들 나 역시 다르지 않소.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구 안에 있을 뿐이오. 혹시 아오? 내가 그날 밤 귀하에게 들킨게 내 낭만이였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