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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novel

간호조무사2 2022년 여름 나는 공무원 시험에 보기 좋게 떨어졌다. 막상 떨어지고나니 하고 싶은 게 없었다. 일주일을 넷플릭스만 보고 지내다가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 국비지원이 되는 간호조무사를 따기로 했다. 생각보다 국비지원이 안되는 학원이 많았다. 자비로 하면 300만원 정도 되는 돈을 가지고 간조를 따기에는 시간과 돈이 너무 아까웠다. 그나마 빨리 시작하고, 싼 학원으로 알아봤다. 부랴부랴 국비지원이 되는 내일배움카드를 만들고 학원을 찾아갔다. 2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카드 등록을 하고 이제 매일 출퇴근을 hrd로 해야한단다. 아, 역시 정부에서 지원해서 받는 돈은 쉽게 받는게 없구나. 사무실에서 처음 만난 언니가 우리반이길래 어색한 인사를 하고 4층 교실으로 같이 들어갔다. 처음 만난 언니와 짝꿍처럼 앉고 드.. 더보기
간호조무사 실습1 780시간의 이론을 마치고 드디어 간호조무사 실습이 시작되었다. 실습은 무조건 집이랑 가까운 곳이랑 해야 한다기에 1순위를 요양병원, 2순위를 소아과, 3순위를 정형외과로 적어냈다. 그런데 1순위 요양병원은 실습을 받지 않는단다. 그래서 2순위인 소아과에 당첨되었다. 같이 학원을 다니는 언니들 말로는 "입원, 퇴원 자주해서 베드메이킹만 죽도록 하다 오겠네." "엄마가 더 성화야, 엄마들 자기 애 잘못보면 진상 장난아니라던데..." "너 아기 울음소리 버틸 수 있어?" 아주 겁을, 겁을 미친듯이 줬다. 9시 실습 시작, 5시 30분 실습 끝. 780시간의 긴 여정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인숙 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간호조무사 실습일지를 이 곳에 적어보려 한다. 9시 처음으로 도착한 소아과에서는 코로나 .. 더보기
짐승만도 못한 놈 1 소현은 힘이 들 때마다 점집을 찾았다. 소현은 의지할 곳이 없었다. 소현 인생의 모든 선택은 점집과 함께 했다. 소현은 그런 성격이었다. 그들만이 소현에게 의지하고 살아 갈 힘이 되었다. 어떤 걸 해야 먹고는 살 수 있는지, 좋은 남자는 대체 언제 만날 수 있는지, 큰 돈을 벌 수는 있는건지, 우리집이 언제까지 이렇게 지지리 궁상일 수가 있는건지... 내가 원하는 대답을 못 들으면 바로 용하다는 점집을 알아봐 두개를 비교하며 내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서 듣고는 내가 믿고 싶은대로 믿곤 했다. 소현은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이 극히 드물다. 왜 소현에게만 남자들이 다가오지 않는지 궁금했지만, 그냥 그녀는 언젠가는 남자가 나타날 거라 믿었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용한 부적을 하나 쓰면 되니까. 좋은 남자를 만.. 더보기
[소설] 한요일 오늘은 한요일이다. 한요일은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 저녁과 목요일 자정 사이 그리고 금요일이나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어딘가에 있다. 나에게 한요일이 시작된 건 3년 전 4월 어느 밤이었다. "천안에서 대학원 다니신다는 분 마음에 듭니다." 그가 처음으로 3년 전 나에게 호감을 표시한 그의 첫마디다. 그래 내가 마음에 들 법도 하지. 배경음악 좋은 걸로 하나 깔아줘라. 케이윌의 "가슴이 뛴다." 우리는 3년 전 미팅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에 착한여자st로 나가려고 테이블에 앉자마자 시키지도 않았는데 컵에 물이 따라 있지 않길래 컵에 물을 따르기 시작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저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게 보이려고. 맞은 편에 앉아있던 그는 그런 나를 정말 좋게 보았나 보다. 성공이다. 둥그런 테이블에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