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n-a novel

[소설] 한요일

오늘은 한요일이다.

 

한요일은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 저녁과 목요일 자정 사이 그리고 금요일이나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어딘가에 있다.

 

나에게 한요일이 시작된 건 3년 전 4월 어느 밤이었다.

 

 

 

 

 

"천안에서 대학원 다니신다는 분 마음에 듭니다."

 

그가 처음으로 3년 전 나에게 호감을 표시한 그의 첫마디다.

 

그래 내가 마음에 들 법도 하지. 배경음악 좋은 걸로 하나 깔아줘라.

 

케이윌의 "가슴이 뛴다."

 

우리는 3년 전 미팅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에 착한여자st로 나가려고 테이블에 앉자마자 시키지도 않았는데 컵에 물이 따라 있지 않길래

 

컵에 물을 따르기 시작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저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게 보이려고.

 

맞은 편에 앉아있던 그는 그런 나를 정말 좋게 보았나 보다. 성공이다.

 

둥그런 테이블에는 남자 세 명, 나를 포함한 여자 세 명이 앉아있었다.

 

한 명씩 자리를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와는 마지막으로 대화를 했다.

 

분명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조용해 보였는데, 내가 옆에 앉으니 대화를 조곤조곤 잘 이어간다.

 

아니면 내가 이야기를 하게 질문을 많이 했었나?

 

나 처음부터 의식하고 물을 따랐던 거니? 그렇다면 칭찬한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과 대화를 한 뒤 그가 저렇게 이야기 했다.

 

나는 대전에 살고 있었고, 내가 알기로는 천안에 대학원 다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내가 착각하고 있다고? 하지만 착각이 아니다. 그냥 그렇다고 해줘라.

 

이리와. 하고. 그래서 나는 그리갔다.

 

미팅이 끝나고 난 뒤, 그는 나에게 아이폰을 드리밀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것봐라. 착각이 아니지 않나.

 

그리고 함께 뒷풀이에 간 뒤, 30분 정도 흘렀나. 그는 아산으로 가야한다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여기는 대전, 그때만 해도 그는 충남 아산 기숙사에 살았다.

 

막차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는 왠 기사도 정신으로 그럼 내가 대전역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다.

 

이거 남자가 해야 하는 멘트 아닌가?

 

 

 

 

 

그렇게 같이 뒷풀이에서 나오고 그와 함께 지하철역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나는 물어보지도 않는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대학원생도 맞긴 맞는데 일도 같이 해요."

 

안 물어봤는데 혼자 왜이래??

 

"아 네. 그러세요. 근데 왜 대학원생이라고 하셨어요?"

 

"일을 안하고 있어도 남자가 좋아하는 지 궁금해서요."

 

그는 헛웃음을 지었던 것 같다.

 

유아인처럼 어이가 없었겠지.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게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지하철에 올랐다.

 

근데 지하철 어디선가 큼큼한 냄새가 났다.

 

나는 또 착한 여자인 척, 아무런 냄새가 안나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대화를 이어갔다.

 

지하철이 그렇게 시끄러운데도 그 와중에 무슨 의미 없는 이야기를 계속 했는지 모르겠다.

 

한 정거장, 두 정거장... 다섯 정거장 드디어 대전역에 도착했다.

 

아산으로 가는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기 직전 그는 나에게 물었다.

 

"이번주에 대학원 와요?"

 

 

 

 

 

 

 

 

 

 

 

 

 

 

 

 

 

 

 

 

 

 

 

 

 

 

 

 

 

 

 

 

 

 

 

 

 

 

 

 

 

 

 

 

 

 

 

 

 

 

 

'Han-a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호조무사5  (0) 2023.03.24
간호조무사4  (0) 2023.03.23
간호조무사2  (0) 2023.03.16
간호조무사 실습1  (0) 2023.03.14
짐승만도 못한 놈 1  (0) 2021.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