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습병원은 참 이상하다.
이번에 간호대에서 실습 8명이 왔는데
식당에 학생이 온다고 미리 말을 하지 않아
점심 때 반찬이 진짜 허술하게 나왔다.
수선생님이 학생들 온다고 미리 말하는 걸
깜빡해서라고 한다.
나는 무급이라서 점심 먹는게 삶의 낙인데 말이다.
진짜 소심해서 혼자 먹는 거 만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혼자서 잘도 먹는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는 생각도 든다.
알감자2개랑 김치랑 달걀찜 3cm 크기 정도?
먹고 나서 배가 고파서 어찌나 헛헛하던지.
같이 일하는 간호사 샘이 참크래커 하나 줬는데
거지처럼 와구와구 먹었다.
나만 먹기 미안해서 간호사 선생님께
학생들도 줘도 되냐고 물어보고
학생들도 과자를 줬다.
이게 뭐라고 나만 주고 학생들은 안 주는지
그 어린나이에 먹을 걸로 차별하면 안 된다.
내 실습이 소아과인데 사람 내용 뿐이지만
나중에 직장 다녀봐라
일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직장 스트레스 99.9%는 사람이다.
특히 여초 직장은 사람 진짜 중요하다.
그리고 진짜 또라이 질량의 법칙은 어딜가나 존재한다.
또라이 피해서 왔더니 여기 더 어마무시한
또라이가 있다.
여기 있는 또라이는 진짜 집까지
찾아올까봐 무서운 또라이다.
어쨌든 오늘도 무사히 지나가길.
오늘 울 아이 소풍가는데
키즈카페에서 재미있게 놀길.
그리고 평일 하루하루도 행복하게 지내기.
항상 실습하면서 실습 없는 주말만 기다렸는데
생각해보니 실습 있는 평일 하루하루도
너무 소중한거다.
물론 실습이 끝난 내 평일 시간.
요즘 부쩍 내 말을 잘 따라하고
아파트 사람들 만나면 인사도 잘 하고,
보는 사람마다 아이 잘 키웠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오늘은 집에 있는 안 읽는 책을 정리하고
중고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예정이다.
우리 아가도 책의 소중함을 알면서
살아갔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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